"새로움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내 작품 속 이야기의 근간이 되는 원천은 유년의 기억이다.
그것은 아주 짧은 시간 속 어린 날의 토막이야기이며,
어린 시절 잠깐 잠깐 동안의 외가댁 생활에서 얻어진 이미지들이다.
기억은 짧았기에 오히려 더욱 강렬하게 각인되어 확대되고 증폭되어 화폭에 담는다.
은은하게 피어올라 아련하게 다가오고,
다시 저만치로 달아나는 영원의 냄새, 눈에 비춰졌던 것들,
가슴 깊은 곳에 차곡차곡 쌓여진 이야기들 모두가 나에게는 소중한 기억들이다.
이 모든 것들이 감성으로 다가와 나의 작업을 지배하며 이끌어낸다.
그것들은 지금까지도 따뜻함과 포근함으로 내 안에 머물러 있다.
정겨움의 형태와 사랑의 색깔들이 있었다.
자유로운 모습이었으나 흐트러져 있지 않았고,
화려한 색깔이었으나 정제된 안정미가 있었다.
그 사랑과 정겨움, 그리움과 아련함을 모두의 이야기 공간 속에서 표현하려 한다.
그 옛날에 보여졌던 것들과 오늘 내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들은 별개의 것이 아니고
서로 함께하고 있다는 단순함을 너무도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의 작품 속에서 이 같은 해석이 가능할 것이며, 또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작품은 의도에 의해 변하는 것이 아니었다.
머리와 가슴이 이끄는 대로 가야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새로움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작가노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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